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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 학대 사건’ 이례적 판결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에서 배심원 다수의 평결에 따라 무죄가 선고된 ‘지적 장애아동 학대 의혹’ 사건이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히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1심은 피해자의 말 외에 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피해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배심원단의 결론을 뒤집었다.파워볼사이트

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사회복지사 박모씨를 무죄로 판단한 1심을 파기하고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박씨는 1심에서는 배심원 7명 중 4명의 무죄 평결을 반영한 재판부 판단에 따라 무죄 선고를 받았다.

박씨는 2018년 7월 경기도의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수업 전 휴대전화를 반납하라고 했는데도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피해 아동을 주먹과 발로 폭행하고 손거울을 집어던지는 등의 신체적 학대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1심에서 “피해 아동을 타이르고 지도하는 과정에서 어깨를 잡거나 엉덩이를 툭툭 치며 자리에 앉게 한 사실이 있을 뿐 폭행하거나 손거울을 던진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피해 아동의 진술 이외에 CCTV 영상 등 물증은 없었다. 1심 재판부는 박씨 혐의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항소심에서 1심 판단은 뒤집혔다. 재판부가 “피해 아동의 경찰, 검찰, 법정 진술은 주요 부분에서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특별히 모순되거나 비합리적인 부분을 찾을 수 없다”며 박씨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지적장애 2급이라는 점을 더하면, 피해자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하기 어려운 진술”이라고 판시했다.

박씨 측 변호인은 ‘범죄피해자는 자기 기억을 과장하는 경향이 있고, 지적 장애가 있는 경우 그런 성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취지의 변론을 펼쳤다. 또 지적 장애 아동은 충분히 폭력 성향이 있고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동복지시설 관계자와 다른 사회복지사 등 박씨 측 관계자들도 피해 아동에게 폭력적 성향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주장을 뒷받침할 합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박씨 측 관계자들이 피해 아동과 마찬가지로 지적 장애가 있는 모친에게 ‘없던 일로 하자’며 합의서와 고소취하서를 받은 정황 등을 볼 때 피해 아동 측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기 어렵다고 봤다.

피해 아동은 신체 부위별로 폭행당한 순서에 대한 진술이 일부 오락가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기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흐려지는 게 일반적이고, 지적 장애 아동이 세세한 부분까지 일관되게 진술하는 게 오히려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심이 배심원단의 다수결에 의한 무죄 평결을 채택했지만,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면 박씨의 학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홍남기 ‘철없다’ 발언엔 “초등학교 때 듣고 처음”
의료정책 두고 “논의 자체를 조금 미루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일 2차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30만원씩 100번 지급해도 국가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자신의 주장을 두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내 집 살림이면 그렇게 하겠나”라고 비판한 데 대해 “당연히 그렇게 한다”라고 응수했다.파워볼중계

이 지사는 이날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개인 살림살이라고 해도 집에 불이 났는데 빚지면 안 되니까 견뎌보자, 다리 밑으로 가서 노숙하자는 것과 똑같다.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지금 1천만원을 (지급)해서 좋은 집은 못 구해도 셋방이라도 빨리 구해서 살아야지, 버티다가 다 죽는다”고 했다.

선별 지원을 고수하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겨냥해선 “모두가 어려운 위기 국면에서는 배제될 때 소외감과 분노가 생긴다. 국민 통합에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제 관료들의 시야가 좀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의 “철이 없다”는 평가에 대해선 “초등학교 때 듣고 처음 들은 것 같다”고 했다.

‘대선을 노린 주장이란 시각도 있다’는 말엔 “지금 대선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며 “가용 자원을 최대한 유용하게 쓰자는 말이지 무슨 계산을 하느냐”고 일축했다.

공공의대 설립 등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의 강 대 강 대치에 대해서는 과거 중국에서 국민당과 공산당이 일본에 맞서기 위해 했던 ‘국공합작'(國共合作)을 거론하며 “지금 우리가 코로나19와 싸우는데 이 논의 자체를 조금 미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의료 인력을 확충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교육 기간을 생각하면 10년 후에 벌어질 일이다. 조금씩 방안을 찾아 논의를 미루고, 일단 당면한 국민 안전 문제에 집중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bobae@yna.co.kr

공감한다” 38.6%.. TK 외 전 지역 ‘비공감’ 응답 높아

[신나리 기자]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맞선 의사 단체의 파업(집단휴진)이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은 이번 파업에 공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오마이뉴스>는 1~2일 양일간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총 통화 13031명, 응답률 7.7%)을 대상으로 의사 단체 파업 공감도를 조사했다. 질문 문항은 다음과 같다.파워볼게임

Q. 의대 입학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 단체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의사 단체의 파업에 대해서 얼마나 공감 혹은 공감하지 않으십니까? (선택지 1~4번 순·역순 배열)
1번. 매우 공감한다
2번. 대체로 공감한다
3번.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4번.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
5번. 잘 모르겠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55.2%가 의사 단체의 파업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특히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강한 비공감 응답이 38.7%에 달해 비공감의 강도가 셌다(“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16.5%). 이에 반해 공감한다는 응답은 38.6%를 기록했다(“매우 공감” 25.0% + “대체로 공감” 13.6%).

부산·울산·경남 62.3% “공감하지 않는다”… 수도권도 비공감 절반 넘어
40대 61.7% 비공감 응답…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만도 51.3%
진영별로 갈려… 진보층 78.0% 비공감 – 보수층 58.9% 공감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비공감 응답이 62.3%에 달했고, 광주·전라는 비공감이 58.0%로 공감 응답(26.2%)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 두 지역에서는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각각 46.4%, 48.4%를 기록해 매우 높았다. 대형병원 등 의료 인프라가 풍족한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 역시 비공감 응답이 각각 53.9%, 55.3%로 절반을 넘겼다. 다만 두 지역은 공감 응답도 각각 43.2%, 39.9%로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대구·경북의 경우 비공감 49.7% – 공감 44.3%로 팽팽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비공감 여론이 높았다. 특히 40대는 비공감 응답이 61.7%를 기록했으며, “전혀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만으로도 51.3%로 절반을 넘겼다. 이후 20대 58.8%, 30대 58.5%, 50대 56.7% 순으로 비공감 응답이 많았다. 60대는 공감 49.4% – 비공감 47.5%로 팽팽했고, 70세 이상도 비공감  42.9% – 공감 37.7%로 엇비슷했다. 다만 70세 이상은 잘모름 응답이 19.4%에 달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은 비공감 54.5% – 공감 40.1%였고, 여성은 55.9% – 37.1%로 나타났다.진영별로 응답이 확연히 갈리는 경향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층은 압도적인 86.1%가 이번 파업에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한 반면, 부정 평가층은 66.7%가 공감한다고 밝혀(비공감은 28.0%) 서로 대비됐다. 마찬가지로 이념적 진보층은 78.0%가 비공감 응답을, 보수층은 58.9%가 공감 응답(비공감은 39.6%)을 선택했다. 샘플수가 가장 많은 중도층은 비공감 48.8% – 공감 47.0%로 팽팽했다.

▲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대학의원 본관 앞에서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의사 가운을 탈의하고 있다. 2020.8.23
ⓒ 연합뉴스
▲  정부의 의사정원 확대 등 보건의료정책에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휴진이 진행 되고 있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한 전문의가 일인 시위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주말-다음주 초가 중요 분기점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집단휴진이라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다수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론 지형과는 달리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대체가 거의 불가능한 직역의 특성으로 인해 정부와 여당이 점점 후퇴하면서 의사들을 달래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주 후반까지는 전공의·전임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불이행자 10명 고발 방침을 밝히는 등 강경하고 원칙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당초 1일로 예정됐던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1주일 연기하는 등 분위기가 바뀌었다. 1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정부는 단 한 명의 의료인도 처벌받는 일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밝혔고, 같은 날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부는 이미 어떠한 조건도 걸지 않고 교육부 정원 통보 등 의사 수 확대 정책의 추진을 중단해둔 상태”라고 말했다. 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자 민주당 정책위원장인 한정애 의원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과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잇달아 만난 후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원점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사태는 주말과 다음주 초까지가 중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이 3차 총파업으로 예고한 시점이 다음주 월요일인 7일이고, 이미 한차례 연기된 의사 국가고시 시작일이 다음날인 8일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가 지나면 정부와 의사 측 모두 출혈이 크다. 의협은 이르면 3일부터 시작할 정부와의 협상을 지켜본 후 3차 총파업 강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사 단체가 2주 이상 파업한 상황에서 정부도 대화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중요한 건 사태가 진정된 이후”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정부가 공공의료를 고민해 만든 정책이라면, 의대정원 확대가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공공의료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의사들도 비판적인 여론을 확인한 만큼 파업 이후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조사는 무선(80%)·유선(2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됐다. 표집방법은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식을 사용했고, 통계보정은 2020년 7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른 성·연령·권역별 가중 부여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오른쪽 ‘자료보기’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  참여연대, 한국YMCA 전국연맹, 보건의료노조,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사협회의 진료 거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이날 이들은 의사협회의 진료 거부에 대해 “코로나 대유행시기에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자신의 위력을 과시하려는 폭거이다”며 “지금 당장 명분없는 진료 거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공동취재사진

차상위계층과 피해 큰 소상공인, 실직자 등 우선 거론
전체 규모 6조~7조원 조성.. “추석전 지급될 듯”

1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 식당이 손님이 없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1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 식당이 손님이 없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여야 대표 간 합의에 이어 재정당국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2차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에 사실상 동의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정은 3일 협의회를 열고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와 대상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다음주 문재인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추석 전 재난지원금 지급을 확정해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2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남기 부총리 등이 지속적으로 선별지원 원칙을 밝힌 만큼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등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정뿐 아니라 야당 대표도 선별지원을 주장하고 있어, 2차 재난지원금은 1차 때처럼 전국민에게 지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정 간 협의에서는 어느 계층까지 지원금을 줄 지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중위소득 50% 미만의 ‘차상위 계층 이하’ 가구가 기본 조건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차상위 계층 이하 가구는 전체 가구의 25% 정도로 약 500만 가구로 추산된다. 정부는 지난 3월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 때도 이 계층의 소득을 우선 지원했다.

차상위 계층에 속하지 않더라도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급감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일자리를 잃은 실직자 등도 지원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홍 부총리는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과 관련해 “선별 지원보다는 맞춤형 지원이라고 하고 싶다”며 이들 계층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은 1차 때와 비슷하게 가구별 구성원 수로 차등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차상위 이하 계층이 아닌 피해 가구는 피해 규모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2차 재난지원금의 총 규모는 1차 때의 절반인 6조~7조원 수준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는 소득 하위 50%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규모로,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 정부가 편성을 주장했던 규모이기도 하다.

정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등 코로나 피해 계층에 대한 지원은 재난지원금 같은 현금성 지원 외에도 경영자금 긴급 대출 등의 금융 지원과 임차료, 세금 감면 같은 비금융 지원도 병행될 것”이라며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추경을 편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1차 때와 같은 대규모 자금을 조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정 협의가 끝나는 데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원포인트 4차 추경도 곧바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야가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한 만큼, 4차 추경은 이달 중 국회를 통과하고, 재난지원금은 다음달 추석전 지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세종=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주식·부동산 매입은 ‘남북협력사업’ 법적 정의에 포함 안돼
보건의료교류협력법, 강제 동원 및 파견 관련 내용은 언급 없어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부와 여당이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남북교류’와 관련한 법안들이 예상보다 거친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의 중심에는 정부안으로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교류협력법)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발의한 ‘남북 보건의료의 교류협력 증진에 관한 법률안'(남북의료교류법)이 있다.

교류협력법 개정안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이 삼성전자의 주식에 투자해 김씨 일가의 비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고, 북한 주민이 우리나라 강남 소재 부동산 등에 직접적으로 투자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 언론과 정치권을 통해 제기됐다.

아울러 남북의료교류법이 제정·시행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전염병이나 재난·재해 발생 시 국내 의사들이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북한에 강제로 동원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러한 주장과 우려는 ‘북한 퍼주기’ ‘남한보다 북한이 먼저’ 등 북한과 정부에 대한 인식에 반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하지만 이는 정말 사실일까. 법안의 내용들을 하나씩 들여다보자.

◇ 노동당이 삼성전자 주식이나 강남 아파트를?…’협력사업’ 아니어서 “불가”

남북교류협력법이 지난 7월27일 입법 예고된 뒤 일부 언론에서는 “북한 노동당이 삼성전자 주식을 살 수 있게 하는 법”이라고 보도했다. 또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지난 2일 구두 논평을 통해 “정부는 우리 국민들은 못 사는 집들을 북한은 쓸어 담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었다”면서 북한 기업이 국내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교류협력법 개정안 17조 3항(경제협력사업)을 살펴보면 남북이 상대방 지역이나 제3국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사업수행 결과 발생하는 이윤을 투자비율이나 계약조건에 따라 분배받을 수 있다. 지급 수단은 우리나라 증권·채권은 물론 외화증권이나 외화채권도 가능하며, 토지나 건물 및 이에 사용되는 수익권, 산업재산권, 저작권, 지식재산권, 광업권, 어업권 등으로 지급이 가능하다.

이러한 내용만 봤을 때는 북한 당국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길을 허용해 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법이 정의하고 있는 ‘협력사업’의 의미를 살펴보면 북한이 일방적으로 ‘삼성전자 주식’이나 ‘강남 아파트나 토지’를 사들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교류협력법 2조(정의) 5항에 따르면 ‘협력사업’은 “남한과 북한의 주민이 ‘공동’으로 하는 문화, 관광, 보건의료, 체육, 학술, 경제 등에 관한 모든 활동”이다. 법에 명시된 협력사업은 남북이 공동으로 진행해야 하는 것으로 북측이나 남측의 일방적인 매매나 투자는 허용하지 않는 셈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경제협력사업은 경제 분야에서 남북한 주민이 공동으로 하는 ‘협력사업’으로 북한 주민이 국내 주식·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개정안이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보여주기 위한 의도를 갖고 ‘경제협력사업’에 대한 조항이 새롭게 신설됐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교류협력법 개정안 17조 3항에 포함된 사항들은 이미 1994년 12월 통일부 고시 ‘남북경제협력사업처리에 관한 규정’에 담긴 내용들이다. 때문에 기존 고시에 있는 내용을 법치주의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상향 입법하는 것으로, 문 정부에서 새롭게 제시된 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 고시에는 경제협력사업 이외에도 사회, 문화, 협력사업, 북한지역 사무소 설치 등의 내용이 이미 포함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교류협력법이 북한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부분만을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는 쌍방 간 활동이 가능하다. 사실 남북 간 경제협력이 활성화되면 북한 기업의 대남 진출에 비해 우리 기업의 대북 진출 가능성이 훨씬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우리 측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가능한 것은 1990년 교류협력법이 제정된 이후 지난 30년간 가능했음에도 실질적으로 북한 기업의 대남 투자가 이뤄진 것은 0건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성공단 조성 등 대북 투자를 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교류협력법에 따라 모든 남북 간의 방문·교역·협력사업은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우리 정부가 승인하고 있으며, 승인 과정에서 관계부처와 함께 대북제재, 국가안보 질서유지 등 모든 우려 사항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통일부 전경(자료사진).© 뉴스1
통일부 전경(자료사진).© 뉴스1

◇ 북한에 남한 의사 강제 동원?…강제적 의미는 포함돼 있지 않아

신 의원이 지난 7월 대표 발의한 남북의료교류법을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의료인력을 ‘강제성’을 가지고 유사시 북한에 파견하려 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신 의원의 발의안을 언급하며 “유사시 의료진을 북한에 보내는 법이 논의 중”이라면서 “그들이 의료진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밝혔다.

발의된 법안의 논란이 된 부분은 제9조(재난 공동대응 및 긴급지원)이다. 여기에는 ‘정부는 남한 또는 북한에 보건의료 분야 지원이 필요한 재난이 발생할 경우 남한과 북한의 공동대응 및 보건의료인력·의료장비·의약품 등의 긴급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법 조항 어디에도 ‘강제성’을 띄는 대목은 없다. 사실상 유사시 북한에 의사를 강제 동원·파견하는 내용의 법이 아닌 셈이다.

의사나 간호사와 같은 의료인력 교류 외에도 남북 간 보건의료협력의 필요성은 예전부터 강조돼 왔다. 남과 북은 지정학적 구조상 전염병이나 큰 자연재해에 같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어 함께 협력하지 않으면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신 의원과 함께 이번 법안을 함께 검토해 온 통일보건의료학회는 1일 “남북의료교류법은 신 의원이 발의하기 전에 이미 정의화 전 국회의장(19대)을 비롯 안명옥(17대), 윤종필(20대) 전 의원 등 지금의 야당 국회의원들에 의해 세 차례 대표 발의됐던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정치적 성향을 떠나 남북 간 보건의료협력은 중요시돼 왔던 것을 의미한다.

한편 남북 간 보건의료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남한 의사의 북측 파견은 남북 간 합의가 있어야만 이뤄질 수 있다. 우리 측의 법안이 설사 강제성 있는 법안으로 개정된다고 하더라도 남북 당국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매우 긴급한 상황이어도 보건의료인력·의료장비·의약품의 파견이나 지원은 불가하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7.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7.3/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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